손예진. 이민정. 문채원.
이들은 고전적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공존하는 여배우들입니다. 연예 프로그램이라도 나가면, 남자 게스트들한테서 ‘출연 여배우’에 대한 의례적 예우 이상의 환대를 받는 여배우들이기도 합니다.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뭔가 가벼운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배우들이란 ‘포지셔닝’이 되어 있는 듯 보입니다.
(손예진, 이민정, 문채원이 소속된 '바른손엔터테인먼트'가 최근 'MS팀으로 이름을 바꿔 새롭게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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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들이 ‘같은 소속사’란 점은 상당히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최근 영화계에서 보여준 이들 3명의 행보도 눈에 띕니다. 문채원은 지난해 한국영화 흥행 1위였던 <최종병기 활>에 출연해 관객 747만명 동원에 힘을 보탰고, 손예진은 멜로와 공포란 이질적 장르를 혼합한 <오싹한 연애>에서 사실상 ‘원톱 주연’에 가까운 활약으로 관객 300만이란 예상 밖 흥행을 이끌어냈죠. <원더풀라디오>에 출연한 이민정은 94만명이란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지만, 영화 전체 흐름을 끌고가는 주인공을 맡은 경험을 통해 여배우로서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지요. 같은 소속사 배우 3명이 최근 출연한 작품에서 관객 합계 1000만명을 넘긴 것도 영화계에선 흔치 않는 일입니다.
그래서 지난해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선 영화계에서 유례가 없는 풍경이 연출됩니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으로 2010년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받은 이민정이 시상자로 나와, 문채원을 호명해 신인상을 주는 모습이 펼쳐진 것이죠. 같은 소속사 배우가 2년 연속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탄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하는군요. 손예진이 이미 2008년 <아내가 결혼했다>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까지 떠올리면, 진기록이 아닐 수 없네요.
청룡영화제 당시 신인상을 수상하는 문채원/사진 출처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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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보도로 알려졌듯이, 이민정은 ‘참이슬’소주 광고모델도 최근 소속사 후배 문채원에게 바통을 넘겼지요. 역시 손예진이 소주 ‘산’의 광고모델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같은 소속사 여배우들이 인기 광고모델의 척도 중 하나로 평가받는 소주 광고에 모두 나선 것도 이례적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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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에선, 이들 3명이 여성 매니저계의 베테랑이자 여배우들의 조련사인 ‘김민숙 대표’를 만나면서 자신들이 가진 독특한 느낌과 색깔이 한층 짙어진 결과라고 입을 모읍니다. 심혜진, 황신혜, 이미연, 김하늘 등이 바로 김민숙 대표와 ‘매니저와 배우’로 인연을 맺었던 이들입니다.
이른바 ‘연예계 이적시장’ 때 마다 다른 매니지먼트사의 거액 영입표적이 됐던 손예진은 데뷔 초부터 김민숙 대표와 벌써 13년째 함께 하고 있고, 문채원은 2010년 말 ‘김 대표’와 손을 잡은 뒤 드라마 <공주의 남자>, 영화 <최종병기 활>로 쌍끌이 흥행을 이뤘으며, 이민정도 김 대표의 소속사로 옮긴 이후부터 <시라노 : 연애조작단>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인지도를 확 높였지요.
연예계에선 이들 3명이 영화, 드라마, CF 등에서 전방위 활약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1. 3명이 가진 고전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바탕으로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극대화시킨 매니지먼트사의 전략적 포지셔닝
2. 오락프로그램 출연 등을 통한 매체 과다노출로 이미지가 왜곡되거나 과소비되지 않도록 하는 희소성의 전략
3. 3명의 여배우만 관리하는 선택과 집중
4. 해당 여배우의 느낌과 연기적 역량이 배가될 수 있는 작품을 고르는 매니지먼트사의 선구안과 폭넓은 대인관계 등을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소속사 배우를 빨리 알려야 한다는 조급증 탓에, 이 배역, 저 배역, 이 프로그램, 저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게하다, 어느 순간 많은 연예인 중 한명이 되는 우를 범하지 않고, ‘기다리고 준비하면서 그시기 최적의 작품을 선택하는' 타이밍 전략도 이 소속사의 강점 중 하나라는 평가입니다.
손예진의 데뷔 초반 사례도 이런 특징을 보여줍니다.
김민숙 대표는 손예진을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만났는데, “어리다는 느낌이 없고 고전적인 분위기가 났다”고 떠올립니다. 김 대표는 “손예진도 차분한 성격이니 통통 튀는 느낌으로 가지 말자, (여고생 때 일찍 데뷔시켜) 아역 이미지를 심지 말자”고 방향을 정합니다. 그러면서 “서두르지 말고, 손예진에게서 연인의 느낌이 나도록 해보자”고 한 뒤, 데뷔시기를 미루면서 작품을 기다립니다. 그 기다림은 드라마 데뷔작 <맛있는 청혼>이란 작품을 만나게 했고, 연이어 드라마 <선희진희>, 영화 <취화선> <클래식> 등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같은 시기 손예진과 데뷔한 많은 여배우들이 2000년 초반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수영복을 입고 게임을 벌이는 코너 등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며 드라마 밖에서 인지도를 끌어올리려고 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영화 <클래식>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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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힘이 더 들고 시간이 더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론 그 배우가 온전히 연기자라는 이미지와 배우로서의 신뢰감을 쌓도록 할 수 있다. ”
최근 손예진, 이민정이 영화개봉을 앞두고, <런닝맨>에 출연한 것과 달리, 지난해 두편의 사극(영화,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확장시키기 시작한 문채원은 여타 오락프로그램에 내보내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겁니다.
김민숙 대표 소속사의 배우들과 관련해, 한 영화인은 이런 흥미로운 분석도 내놓습니다.
“김 대표가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손예진, 문채원, 이민정이 어린 나이 때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생계형 배우’가 아니란 점도 눈겨여볼 대목이다. 이들 모두 비교적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자라, 당장 돈을 벌기 위해 다작에 대한 조급증에 빠지는 위험도가 적은 것이다. 그래서 좀더 기다리고, 이미지를 고급화하면서 배우의 고유의 색깔을 드러내는 작품을 신중히 고르는 매니지먼트사의 전략과 발을 맞춰갈 수 있는 것 같다.”
2012년 8월 12일 일요일
스타 여배우들을 키운 `미다스(마이더스)의 손'(Star Act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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